누구든지 모두 자기만의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아이의 특별함을 찾아서 칭찬해 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건훈이가 공부는 못했지만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건훈이는 만화영화 비디오를 재미있게 잘 보았다. 그런 모습에서도 나는 특별함을 찾을 수 있었다. 즉, 만화영화를 좋아하니까 이왕이면 영어로 된 만화영화를 보여주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영어로 된 만화영화 비디오를 보여 주면서 EBS교육방송에서 하는 영어를 날마다 녹화해서 보여주었다.

그렇게 시작한 영어는 몇 년 후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반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건훈이는 외국에서 살다 왔대."란 엉뚱한 말을 들을 정도로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

아이가 만화영화만 즐겨 본다고 "공부해라", “그만 보아라."라고 잔소리 하는 것 보다는 그걸 특별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자신감을 잃지않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못하고 부족한 면이 있다해도, 믿어 주며 용기를 심어 주는 것은 엄마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미국의 레스 브라운은 PBC TV의 특별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명성이 높고 엔터프라이즈의 최고 경영자다. 또한 ‘꿈을 실현하라(Live Your Dreams’,‘승리할 때까지 끝은 없다(It s Not Over Until You Win)’등의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하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리버티 시티에서 저소득층 집안의 쌍둥이로 태어난 레스와 웨스는 생후 6주만에 마미 브라운(Mrs. Mamie Brown) 씨에게 입양되었다. 브라운 씨는 학력이 낮고 형편도 어려웠지만 마음씨 고운 독신 여성이었다. 어린 시절 레스는 숙제도 제대로 안 할 뿐더러 침착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그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하고 열등생으로 낙인찍었다. 그에게 붙여진 열등생이라는 오명은 자신감을 손상시켰고 이를 극복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하지만 그는 워싱턴 선생님 덕분에 우등생이 될 수가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그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다른 반 교실로 들어갔다. 그가 들어가자 그 반의 담임인 워싱턴 선생님이 갑자기 레스 브라운에게 "저 칠판에 가서 이 문제를 풀어 보아라."고 지시하신 것이다.

레스 브라운은 "저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니,
선생님은 "왜 할 수 없다는 것이지?"
"저는 이 반 학생이 아니거든요."
그건 상관없다. 어서 칠판으로 가라."
"그래도 전 할 수 없습니다."
"왜 못한다는 것이냐?"
"저는 정신지체 아동이거든요."

그러자 워싱턴 선생님은 그에게 다가와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씀하셨다.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마라. 너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너의 진짜 모습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는 특수반 학생이었기 때문에 레스 브라운 스스로도 "나는 열등생이다. 나는 더 이상 잘 할 수 없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워싱턴 선생님의 그 말씀은 그 자신에 대한 오랜 편견에서 해방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해서 워싱턴 선생님은 열등생이었던 레스 브라운에게 마음 속의 스승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특히 선생님은 괴테의 정신을 실천하는 분이셨는데 괴테는 "인간을 현재의 모습으로만 판단하면 그는 더 나빠질 것이다. 하지만 그를 미래의 가능한 모습으로 바라보라. 그러면 그는 정말로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워싱턴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에게 큰 기대를 가지셨으며, 그런 사실을 학생들 자신이 알게 했다. 레스 브라운이 고등학교 2학년 일 때 워싱턴 선생님은 졸업반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연설을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너희들 각자는 너희들 안에 위대함을 지니고 있다. 너희들은 특별한 어떤 것을 가지고 있다. 너희는 각자 특별한 존재들이다. 만일 너희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자기 자신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갖지 못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어떤 사람인가를 알지 못한다면, 그리고 자신이
이 지구에 기여할 것이 무엇인가를 알지 못한다면 세상은 그만큼 손해를 보는 것이다. 너희는 너희의 부모를 자랑스럽게 만들고, 너희의 학교를 자랑스럽게 만들 수 있다. 나아가 너희가 속한 사회를 자랑스럽게 만들 수 있다. 너희는 수백만의 삶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선생님이 심어준 용기가 한 열등생을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운 것이다. 아이들은 공부를 통해서 지식은 배울 수 있지만, 실제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는 공부만으로는 얻지 못한다.

태권도처럼 정신을 강조한 운동들, 진정한 스승들, 그리고 스스로의 작고 큰 실패와 성공을
통해서도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박동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