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역할놀이·도미노 게임등부모와 함께 감성 쑥~

아동기의 정서적 경험은 정서지능의 바탕이 된다. 따라서 최초로 정서를 교류하고, 여러 정서와 감정을 가르치는 부모의 구실과 가정의 분위기가 대단히 중요하다. 교육·심리학자들의 여러 연구결과, 정서가 안정돼 있고 정서지능이 높은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의 정서지능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지능은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될 수 있는데, 부모가 함께 하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서울대 교육학과 교육심리연구실(지도교수 문용린)의 도움말로, 자녀의 정서표현 능력을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법을 소개한다.

내 감정의 사전= 자녀가 감정표현을 자주 하게 함으로써 감정의 어휘를 풍부하게 해주는 활동이다. 자녀가 좋아하는 색상과 크기의 노트를 마련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행복하다, 즐겁다, 기쁘다, 답답하다, 안타깝다, 외롭다, 우울하다, 서운하다 등 감정에 관한 많은 어휘들을 적고, 그 감정을 느끼게 된 상황을 함께 적어보게 한다. 얼굴표정이 드러난 사진을 이용할 수도 있다.

역할 바꿔보기= 역할 놀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는 능력을 기른다. 의견이 충돌했을 때 “좋아, 너는 내가 되고, 나는 너의 역할을 해보자”고 제안한 다음 의견이 충돌했을 때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 본다. 이때 “멍청한 것 같으니라고.” “1등하면 사달라는 것 사주마.” “너는 할 수 없어.” “네 마음대로 다해.” 등 치명적인 말은 피한다. ‘내가 만약 ~라면’이라는 가정을 세워 다른 사람이나 동물, 사물들의 처지를 헤아려 보게 하는 방법도 좋다.

나는 거북이에요= 친구에게 화가 나거나 약이 올라 친구를 때리고 싶을 때 자신은 거북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몸통 속으로 손발을 집어넣은 상태, 고개를 숙인 모습 등 거북이의 특징을 미리 설명해주고, 거북이가 됨으로써 손발이 부자연스러워졌음을 상기시켜 준다. 아이의 공격성을 억제하고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보는 기회를 주는 방법이다.

흔들리지 않기= 자신의 감정을 관리해 끝까지 일을 해낼 수 있는 인내심을 길러 주는 데 목적이 있다. 도미노게임을 할 수 있는 작은 나무토막이나 녹음테이프, 동전이 필요하다. 술래가 된 사람은 도미노를 쌓는다. 그동안 다른 한사람은 옆에서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별명을 부르는 등 방해를 한다. 단, 신체접촉은 안된다. 그 상태에서 도미노를 하나씩 세울 때마다 1점, 방해행동에 전혀 반응하지 않으면 2점을 주는 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김종태 기자 jt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