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TV광고에서 '언어는 학문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라고 하는 카피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을 곰곰이 되씹어 보면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유년시절을 거치고 학창시절을 지나 사회인이 된 그 이후까지 '언어'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 삶을 깊게 지배하고 있는지 새삼 알 수 있는 문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사람의 인생 도표를 말과 글쓰기로만 연계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때는 누구나 말하기, 듣기, 쓰기의 기본을 배움으로써 살아가는데 필요한 언어의 기초를 익히고, 중고등학교때는 논술, 스피치 등을 배우게 되며 대학때는 전공에 따라 자신의 의견, 주장 등을 발표하거나 리포트와 논문을 작성하는 일이 많습니다. 또한 사회인이 된 이후에도 각종 문서와 보고서를 만들거나 세미나, 회의 등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해야 할 기회가 빈번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틀어 볼때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로 이야기 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한 개인의 일생에 있어 뗄레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삶의 수단이자 필수조건입니다. 따라서 언어는 특히, 우리말은 어느 한 시점 학문이라는 의식을 갖고 하루 아침에 배우고 익히기 힘든 것이며, 어릴때부터 다져지고 배어진 '습관'이라 하겠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의 사용과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의 영향으로 신조어, 외계어, 이모티콘 등이 마구 생겨나고 있습니다. '몸짱, 얼짱, 방가방가, 쌤(선생님의 준말)'등 사전에도 찾아볼 수 없는 정체불명의 말들이 난무 함으로써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으며, 점차 파괴되어 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심지어 이런 말들의 뜻을 모르고 표준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또래들 사이에서 오히려 언어적 왕따(?)를 당하는 황당한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처럼 잘못된 언어적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대학에 들어가 리포트를 썼을때 '감쏴~, 안냐세여~*^^*' 등 자신들이 평소 습관처럼 사용해온 말들을 남발해 교수들을 난감하게 하는 일화가 종종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여기 「아나운서로 가는 길」은 우리가 어릴때부터 왜 표준발음을 해야 하고 바른 언어(표준어)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특히 국어의 음운체계 중 중요한 현상 중 하나인 장단음을 그림으로 보기좋고 쉽게 설명해 우리말에 대한 흥미와 이해도를 높였고, 그 속에서 국어가 지니고 있는 매력, 미(美)를 자각(自覺)하는 계기 또한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은 필자가 40여년간 방송의 현장에 몸담으면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쏟아온 열정, 표준발음과 표준어에 관한 끊임없는 연구들을 그대로 담아내고자 얼마나 애쓰고 노력했는지, 그 고뇌의 흔적을 엿볼 수 있을것입니다.
  특히 이 책은 좀더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방송인이 되고자 하는 지망생들에게, 우리말에 보다 쉬고 재미있게 접근하고자 하는 대학생, 일반인에게 교양 필독서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비단 방송인 지망생이 아닌 우리 모두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언어운사(言語運士)'가 되려고 노력하는 일이야 말로 민족주체성을 지키고 대대손손 밝은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길이라 확신합니다.

아나운서클럽 회장
박 종 세